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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진Jay K. Yi

그린 뉴딜 수소 경제에 대한 소고

고교를 마치고 상경했던 1980년대의 서울 도심은 디젤엔진의 버스가 내뿜는 매캐한 배기가스, 가정용 취사나 난방에 사용된 #연탄가스, 중앙 집중식 아파트 난방에 사용된 저급 #벙커C유 연소 가스 등으로 겨울철은 항상 시야가 희뿌엿했다. 소득수준의 향상과 올림픽과 월드컵 등 대규모 국제 행사를 주관하면서 개별 가구의 난방도 가스보일러나 히트 펌프식 전기 난방기를 이용하게 되었고, 대규모 아파트 주거 시설에는 집단에너지 열병합 난방으로 바뀌었다. 자동차의 경우도 엔진 효율의 향상과 매연저감 장치 혹은 천연가스 엔진 버스 도입, 그리고 최근 들어서는 전기차의 보급 증대로 공해물질 배출을 대폭 줄여 온 탓에 한층 더 시내의 공기가 맑아진 것 같다.

최근 '한국형 #그린뉴딜'의 한 축으로 수소 산업 활성화에 대한 기대가 크다. #수소경제(Hydrogen Economy) 혹은 #수소사회라는 슬로건으로 1980년대에도 #수소는 주요 연구개발 주제의 하나였다. 특히 금속재료공학 분야에서는 수소를 담은 용기나 배관이 찌그러지거나 하는 외형적 경고 없이 갑자기 파단이 일어나는 #취성파괴 현상 때문에 수소 취급 용기의 안전성과 관련하여 관심이 높았다. 물론 기체 상태의 수소를 금속의 격자 내에 침투 시켜 #합금화하여 대량의 수소를 안전하게 저장하는 연구도 활발했다. 수소는 전기와 마찬가지로 사용하기가 편리하고 깨끗한 고급 형태의 에너지로서 에너지 #캐리어(carrier, #담체)의 하나이다. 발전소에서 만든 전기를 송전선로로 도심으로 가져와서 조명, 가전기기, 냉난방, 전기/전자기기, 기계장치, 자동차나 전철 등에 공해 없이 편리하게 사용하고 있듯이 수소도 활용 측면에서는 유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에너지이다.

#저탄소 #녹색성장이 화두였던 2010년경에 국내 산학연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정례 모임의 간사로 활동했던 적이 있다. 물론 #연료전지 분야의 수송용(차량용), 가정용(가정용 분산전원), 산업용(발전용 분산전원) 부분에서 연구 개발과 사업을 추진하는 전문가들과도 함께 활동했다. 연료전지 분야가 10여 년이 지난 요즘에 다시 보니 그런대로 분산형 연료전지와 수송형 연료전지는 해당사의 의지와 노력으로 당초의 기대에는 못 미치지만 지속되고 있는 것 같다. 당시 신사업 부분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미국 저명 연구기관을 돌아보고 온 분이 수송용 연료전지에 대해 미국 쪽에서는 수송체(차량)의 중량 대비 요구 엔진 출력 크기에 문제가 있어 부정적으로 판단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자동차용 연료전지 분야에서 가장 많은 연구결과를 가진 도요타에서 관련 특허를 개방하며 수송형 연료전지 분야에 대한 생태계 조성을 시도했던 기사도 기억이 난다. 물론 최근에는 수소 트럭 사기설에 휘말려 미국 수소 트럭업체인 니콜라사의 주가가 급락하기도 했다.

수소가 에너지 담체로서 전기와 같은 급의 에너지라 했는데 전기를 만드는 발전 원리와 다양한 유형의 발전소에 대해서는 모두 잘 알고 있다. 물의 낙차를 이용한 수력 발전, 천연가스나 석탄을 연소시켜 터빈을 회전하여 발전기를 돌리는 화력발전, 원자핵의 핵분열에 동반되는 막대한 양의 에너지를 이용하는 원자력 발전, 값싸고 풍부한 수소가 있다면 이를 이용하는 연료전지 발전, 요즈음 잘 알려진 태양광 발전과 풍력발전 등이 있다. 수소의 경우에는 수소 자체를 연소 시켜 열을 발생시킬 수도 있고 연료전지와 연계하여 기존의 전기가 할 수 있는 모든 분야에 사용될 수 있다. 한국형 그린 뉴딜 정책에서는 수소 모빌리티와 연료전지, 액화수소, 수소충전소, 수전해 등 5대 분야에 ‘수소소재·부품·장비 프로젝트’ 추진과 수소 산업 생태계 조성으로, 2030년까지 수소 전문 기업 500곳을 육성하고 2040년엔 1000곳까지 늘리려는 야심찬 목표가 제시되고 있다.

분명 수소를 이용하게 되면 유해한 배기가스 배출 없이 연료전지 자동차로 이동도 할 수 있고 산천을 가로지르는 고압의 송전선로도 없이 필요한 곳에서 직접 연료전지를 구동하여 전기 기기를 사용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겠는가? 그런데 이렇게 유용한 수소를 제조하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현재 발전용 연료전지는 천연가스(LNG)를 개질한 수소로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효율 면에서 비교하면 LNG 복합화력발전으로 가스 터빈과 증기터빈을 돌려서 발전하면 발전 효율이 거의 60%에 육박하는데 연료전지에서는 40% 전후이다. 다시 말하면 천연가스 개질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같은 온실가스는 그대로 배출하면서 발전 단가는 훨씬 높은 연료전지 전기를 쓰고 있는 셈인 것이다.

수소를 대량으로 제조할 수 있는 방법에는 크게 천연가스나 석탄 같은 화석연료의 가스화나 수증기 개질화 방법, 전기를 이용한 물의 상온 혹은 고온 전기 분해 방법, 원자력의 열원을 이용한 #고온#전기분해 혹은 #초고온가스로(Very High Temperature gas-cooled Reactor, #VHTR)와 #황-요오드의 #SI cycle을 이용한 원자력 수소제조 등으로 나눌 수 있다. 화석연료의 개질화는 석탄과 물을 반응 시켜 수소를 제조하는 방법으로 당연히 대규모의 이산화탄소 배출이 동반된다. 물의 전기 분해는 에너지 담체인 전기로써 또 다른 에너지 담체인 수소를 제조하게 되므로 기술을 떠나 경제성에 문제가 있다. 그리고 초고온가스로를 이요한 #원자력수소제조는 #이산화탄소 배출에 대해서는 자유롭지만 아직 기술 개발에 시간이 필요하고 원자력 에너지에 대한 호불호에 문제가 있다.

최근 지인들과 술잔을 기울이는 중에 그린 뉴딜과 관련된 수소 산업 생태계 분야의 투자가 화제가 됐었다. 나름의 기술 전문가들이 거기서 내린 투자 결론은 “남 보다 빨리 움직이데 그보다 더 빨리 회수해야 한다"라는 것이었다. 기술적 불확실성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멀지 않는 장래에 해결된다고 전제하자. 그러면 화석연료 고갈이나 환경 문제가 수소 경제를 드라이브한다고 할 수 있는데, 반면에 다른 에너지원으로 수소를 제조해야 하므로 에너지 효율이나 경제성 등에서는 부정적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환경 측면에서도 도시에서는 연료전지 혹은 배터리로 공해 배출 없이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지만, 수소나 전기를 생산하는 임해지역에서는 그 사용지인 도시에서 배출되어야 할 양 이상의 #온실가스를 배출해야 한다. 다시 말해 배출가스 총량으로서는 화석연료를 직접 사용하거나 화석연료로 만든 전기 혹은 수소를 사용해도 유사하다는 것이다. 비즈니스 측면에서 수소경제가 지속가능한 사업인지 아니면 Niche Market인 틈새시장을 대상으로 전개될 사업인지에 대한 인사이트(Insight)를 가지고 개인들의 투자가 진행되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2020. 10. 12.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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