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연구/개발, 기술, 기획, 신사업 등의 분야에서 일하다가 1막 인생의 느지막한 시기인 50대 중반에 그룹사인 건설사에서 신규 사업과 해외 프로젝트를 담당할 기회가 있었다. 그전까지는 대학 동기들이나 회사 동료들과 가끔씩 필드에 나가서 시원하게 펼쳐진 푸르른 잔디를 밟으며 자연을 만끽하고 #라운드 전후에 곁들인 반주와 수다에서 재미를 느끼는 정도였다. 즉, #골프라는 운동에 시간이나 큰 비용을 지출할 생각이나 남들처럼 잘 쳐야겠다는 생각이 별로 없었다. 그러다가 건설사 근무시 회원권의 사용이 가능해지면서, 특성상 자주 라운딩 기회를 가질 수 있었던 동료들의 수준에 부합하려고 뒤늦게 골프에 관심이 커졌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땀 흘리며 뛰어다니는 구기 종목은 별로 좋아하지 않았었다. 그 대신에 자전거 타기나 20대 중반 이후에는 테니스와 수영 그리고 조깅 등 혼자 하는 운동을 그런대로 즐겨 왔었다. 물론 보는 것은 좋아하여 한때는 고교 야구에 빠졌다가 요즈음은 열정적인 프로 축구 #K-league의 열렬한 시청자이다. 프로 축구 관련해서는 남미 출신 감독이 포항 #스틸러스를 이끈 시절 이후의 다이내믹하고 역동적인 선수들의 움직임과 플레이가 흥미를 끌어 주었다. 하여튼 신체를 조율하는 능력이 둔하다고 스스로 판단했기에 그간 즐겨왔던 운동에서도 일정 수준 이상에 도달하는 것은 애초부터 시도해 오지 않았었다.
그러다가 #1.5막 인생을 시작하면서 시간적 여유도 있고 또한 여가를 같이 보낼 친구들도 필요하기에 골프에 좀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전에도 네댓 명의 대학 동기들이 주말에 실외 #골프연습장에서 만나 연습을 하고 아침 식사를 같이 해 왔었다. 물론 최근 들어 독립적인 상태에 이른 자녀들과 달리 양가(兩家)의 연로하신 부모님들에 대한 care 때문에 시간 할애가 다들 쉽지는 않았다. 정기적인 #라운딩 기회는 이들 대학 동기, 고향 고교 동기들이 중심이 된 골프 동호회, 그리고 이전 직장 동료들 위주의 모임으로 만들어졌다.
코로나-19에 따른 여파로 모든 활동이 규제되는 상황이다 보니 실외 운동인 골프는 동호인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요즈음 어려운 골프장 예약 상황과 골프 관련 각종 요금 인상, 그리고 방송국의 다양한 골프 관련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이를 느낄 수 있다. 골프 예능 방송 중에 #김미현 프로와 프로급인 #김국진 씨가 중심이 된 “#골프왕”을 즐겨 보고 있다. 물론 박세리 프로의 “세리머니 클럽”과 백전노장 연예인들의 “그랜파”도 시청하고 있다. 그중에 빠짐없이 시청하는“골프왕”은 잘 구성된 프로그램 기획은 물론 김미현 프로의 “야무진” 레슨과 김국진 프로급(!)의 프리 루틴 없이 매번 자신 있게 휘두르는 호쾌한 스윙이 매력이다. 여기에 김국진 님의 의도된(?) 실수와 익살스러운 행동이 절로 웃음을 자아내게 하여 골프 레슨 교양 프로그램으로서뿐만 아니라 예능 프로그램으로서도 만점이라 할 수 있다.
이전까지 골프 방송은 프로 골퍼들의 일반인에 대한 lessen 강의나 국내외 프로 리그의 중계방송 위주였다. 이들 방송을 보면 호쾌한 장타, FM 규범 같은 스윙, 그림 같은 아이언의 백 스핀, 정확한 원거리 퍼팅 등으로 화려하지만 한편으로는 일반인이 따라 하기 힘든 그들만의 세상을 보여줄 뿐이었다. 차라리 고교 골프 동호회 대결 같은 일반인들의 프로그램이 더욱 친근하게 느껴졌다. 그런데 “골프왕”을 보면 제각각의 수준에 있는 4명의 고정 참여자와 매번 바뀌는 초청자들의 스윙에서 한편으론 나와 동질감을 느끼게 해 준다. 얼마 전 초청 선수였던 축구선수 출신 #이을용 님의 독특한 스윙 폼에서 폭소가 쏟아졌지만, 실제로 싱글 수준인 일반 아마추어 중에 우스꽝스러운 스윙 폼을 가진 분들을 여러 번 봐 왔다. 어떻게 보면 자신의 몸 특성에 가장 적합하게 맞추어진 스윙 폼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반면에 젊은 시절 우상(!)이었던 #이경진 님도 오랜만에 볼 수 있었는데 구력이 보여 주듯이 스윙 폼도 예쁘고 따라 다니며(!) 동반자를 가르킬 정도로 골프 실력도 수준급이었다.
“그랜파”에선 한때 쟁쟁한 실력을 가졌던 노장 연예인들이 중심이 되는데, 몸이 조금 불편해 보이는 #백일섭 님의 낙관적인 골프 관(觀)이 인상적이다. 프로 선수들처럼 로봇 같은 반복성에 이르지 못한 아마추어들에게는 실수가 일상적이지 아니겠나! 다만 너무 이전의 실수에 연연하지 말고 매 shot에 최선을 다해 대응하면 최선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사실 내가 “골프왕”을 즐기는 이유 중에는 #physical 특성(키가 아닌 근력 등)에서 benchmark 할 수 있는 김미현 프로나 김국진 님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 측면에서 고정 출연자 중에서는 개그맨인 #양세형 씨도 좋아한다. 물론 축구선수 #이동국 님의 팬이기도 하지만 올라갈 수 없는 나무처럼 월등한 physical 때문에 프로그램에서는 그의 드라이버 비거리만 지켜본다.
월 1회 정기적으로 필드에 나가는 건설사 임원 출신 동료들의 모임이 있다. 다들 오랜 기간 건설사에서 근무했기에 골프 실력도 대단하다. 그들에게 어느 날 “나는 왜 이리 안 되느냐?"라고 불평했더니 싱글급 동료가 “어프로치나 퍼팅을 할 때 성의가 부족하다"라며 정색을 하고 질책했다. 골프 예능 프로그램이나 동료들과의 라운딩에서 보면 골프란 운동이 주변 여러 요인에 민감하게 의존하므로 (김국진 님은 예외 일 듯 !!!), 각각의 경우에 의지를 가지고 최선을 다해 대응해야 하는 것임을 새삼 느끼게 해 준다. 아무튼 동료의 따끔한 질책 때문인지 얼마 전 친구들과 함께했던 라운딩에서 8개의 par를 기록했다. 물론 드라이버를 포함해 스윙에서 OB도 없었으므로 80대 중반의“#라베(life best)”를 기록했다. 다만 17번 홀에서 그린 주변에 해저드 형태를 잘 못 파악하여 샌드로 60여 미터 겨냥한 공이 lost 볼이 되어, single play는 당연 언감생심(焉敢生心)이지만 single Ball 플레이를 놓친 것이 너무나 아쉬웠다.
이번 스코어를 바탕으로 라운딩 이전에 remind해야 할 나만의 #프리루틴 사항을 다시 다짐해 본다. (1) 정확한 셋업, (2) 오른팔이 겨드랑이에 붙고 클럽이 약간 누운 듯한 몸통 백스윙, (3) 백스윙 상태에서 힘이 들어가지 않은 양팔, (4) 어떤 경우에도 see ball 준수(헤드 업 금지), (5) 히프가 획 돌며 왼발로 힘차게 땅을 짚는 다운스윙, (6) 퍼팅은 오른손이 미는 느낌.
어쿠! 그런데 그 짧은 스윙 시간에 이걸 다 기억하며 대응할 수 있을런지..... 그냥 푸른 잔디를 걸으며 매 순간 진지하게 잘 대응하고 동반자들과 즐거운 시간을 가지는데 만족해야겠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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