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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진Jay K. Yi

고층 빌딩 Tour와 일터였던 기억 속의 빌딩

2021년에 들어서면서 한주를 시작하는 월요일 새벽이 되면 바쁘다. 충청도 지역에 직장을 잡은 둘째가 주말을 집에서 보내고 월요일 다시 회사 버스로 출근하기 때문이다. 산업화 시기에 중공업/발전플랜트 분야를 전공한 나는 지방 근무를 당연한 것으로 여겼었다. 첫 직장이었던 한국전력공사에서도 일터는 울진에 위치한 #원자력발전소 건설 및 시운전이었다. 같은 공과계열을 공부했지만 전자공학을 전공한 둘째는 자신이 생활해 왔고 대학을 나온 수도권에서 근무하는 것을 희망해 왔다. 그러나 코로나-19에 따른 채용 환경의 변화와 본인의 취업 준비 부족으로 첫 직장은 충청권에서 시작할 수 있었다.

조금은 짠하고 한편으론 대견한 생각에 매주 월요일이 되면 잠실 롯데타워 인근의 회사 버스 출발지로 Ride를 해 주고 있다. 이른 아침에 아들과 함께 여의도를 출발하여 목적지인 롯데타워로 향하는 동안은 기분이 설렌다. 저녁형 인간이기에 평상시라면 잠자리에 있을 시간이지만, 아침의 한강변 전경과 상쾌한 공기도 맛볼 수 있고 잠시나마 아들과 내밀한(?) 얘기도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뒷자리에서 간단한 요깃거리를 주걱 거리며 먹는 모습을 보면, 20여 년 전 캐나다에서 장거리 여행 때마다 카시트에 묶여 칭얼거리던 모습과 교차되어 빙그레 웃음이 절로 난다. 언제 다들 이렇게 커서 누나는 결혼하고 둘째는 직장을 다니는지 세월이 참 빠른 것 같다. 덕분에 이전의 직장 생활과는 달리 1등으로 출근하여 사무실 방범 해제를 하고 활기찬 한주를 시작하고 있다. 지난 연휴에 한강 선상 카페에서 친구 부부와 브런치 모임 중에 좌우를 보니, 왼쪽으로는 여의도의 63빌딩과 파크원 등 고층 빌딩들이 그리고 오른쪽 저 멀리로는 롯데타워가 눈에 들어왔었다. 결국 두 지점을 있는 한강변 도로를 매주 월요일 아침이면 아들과 함께 드라이브하고 있는 셈이었다.

그리고 보니 그동안 근무했던 일터 건물들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남들과 달리 활발히(?) 이직을 한 때문인지 근무했던 사옥도 여기저기 다양하다. 수도권에서만 살펴보니 삼성동 한전 본사 사옥, 서울역 #대우센터, 대치동 #포스코센터, 송도의 #부영타워(구 POSCOE&C 타워) 등이 생각난다. 그중 80년대 말에 잠시 근무했었던 한국전력 사옥은 현대자동차그룹에 매각되어 허물어졌고, 90년대 초반에 근무했던 서울역 대우센터와 송도 포스코센터 빌딩은 이런저런 연유로 주인이 바뀌었다. 한전 본사 빌딩에서는 프로야구 야간 경기가 있을 때 잠실 야구장 내부가 훤하게 보였고, 대우센터에서는 국군의 날 시가행진의 장관을 바로 위에서 볼 수 있는 특권이 있었다. 포스코센터에서는 테헤란로 일대와 선릉공원의 전경을 볼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서울시내 직장인들에겐 쉽지 않은 큼직한 직원 주차시설이 인상적이었다. 송도 부영타워에서는 #인천대교의 장관은 물론 #센트럴파크와 이를 가로지르는 운하 그리고 맑은 날 저 멀리 아른거리며 보이는 #롯데타워가 떠오른다. 인생 1.5막의 시작 시점에 잠시 근무했던 경북대학교의 랜드마크인 글로벌플라자도 인상이 깊다. 사무실 창문으로 막힘없이 펼쳐진 팔공산의 위용은 물론 전통을 자랑하는 본관 석조 건물과 주변 잔디밭, 그리고 교내 박물관의 야외 전시물이 눈을 즐겁게 해 준다. 두어 해 전부터는 서울에서 전철 역사 인근의 이면 도로에 위치한 아담한 건물에서 근무하고 있는데, 다가올 인생 2 막은 그동안 봐 둔 양재천 근처의 오래된 오피스텔에서 시작할까 생각해 본다.

정복 본능이 굼틀 되어서 인지 국내외 여행 때에 방문지의 마천루나 역사성이 있는 첨탑 등은 가능하면 보고 왔던 것 같다. 대표적으로는 두바이에 있는 #부르즈 칼리파(830m), 뉴욕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381m), 파리 #에펠탑 꼭대기 층, 그리고 #노트르담 대성당의 종탑 등에 올라가 야외에 설치된 Deck를 거닐며 주변 전경을 즐겼었다. 중국 상하이에 있는 #세계금융센터(492m), 캐나다 토론토의 #CN Tower(553m), 독특한 외형의 대만 타이베이 #101 타워(509m)도 방문했었다. 반질반질하게 닳은 533계단을 걸어 독일 #쾰른대성당의 첨탑을 올라간 경험과 뒤셀도르프 라인 타워의 전망대 회전 식당 등도 기억이 난다. 일본 도쿄 도청사의 무료 전망대도 좋았고, 하네다공항행 모노레일을 타러 전철로 하마마쵸쵸역으로 가서 전철역과 연결되어 있는 도쿄 세계무역센터 빌딩에서 아름다운 도쿄 만을 굽어보며 즐겼던 스테이크 맛도 새삼 떠오른다.

본 블로그의 배경 사진 중에 하나를 2016년 여름에 방문했던 두바이의 부르즈 칼리파에서 건물의 그림자를 직접 촬영한 사진을 사용하고 있다. 오늘 인터넷 뉴스를 보니 에미레이트 항공에서 부르즈 칼리파 지상 828m 상공의 꼭대기 탑에 자사의 여성 승무원이 메시지 보드를 걸고 서 있는 장면으로 광고 영상을 제작했다고 한다. 지금까지 두바이 건물에 매달렸던 인물은 톰 크루즈와 두바이 왕세자 정도였다고 하는데 에미레이트 항공의 대담성 있는 스튜어디스가 특권을 누린 한 명으로 추가되었다. 그러고 보니 줄 서서 힘들게 올라갔던 에펠탑 꼭대기 층에 특별한 공간이 있었던 것 같다. 에펠이 건축 시에 자기만의 공간으로 만들었다는 데, 창 너머로 살펴보니 전시물 집기류 중에 일본어 증서도 걸려 있어서 당시 의아하게 생각했었다. 근처에서 그 궁금증을 읽어 보았었는데 지금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어쨌든 에펠 아파트라는 그 공간도 에디슨을 비롯한 극소수의 에펠 지인들만 방문할 수 있었던 비밀의 공간이었다고 한다.

토론토의 CN Tower는 혼자서, 아이들과 그리고 친척들과 각기 세 번 방문했었고, 뉴욕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도 두 번 갔던 것 같다. 물론 집 근처의 63빌딩은 80년대 말경 학술 대회 때 전망대에 오른 적이 있었고 10여 년 전에는 딸과 함께 스카이라운지 식당에서 한강변 야경을 즐겼었다. #남산타워의 전망대 식당도 방문한 적이 있는데 마치 아래로 서울 시내를 내다보며 일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도록 독특했던 화장실의 소변기가 떠오른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정작 매주 월요일마다 근처를 방문하는 국내 최고층인 롯데월드타워(555m) 전망대에는 아직 가보지 못했다. 석양이 질 즈음 인천 쪽으로 바라보는 낙조가 일품이라던데 조만간 맑은 날씨를 택해 한번 올라가서 송도 부영타워나 #포스코타워를 반대편에서 찾아보아야겠다.

2021. 8. 17.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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