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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진Jay K. Yi

중년의 RI 자격증 도전

그럭저럭 하다 보니 생각하기에 따라 의미가 남다를 서기 2000년대의 20년째인 2020년을 3분의 1만 남겨두는 시점에 있다. 이웃 나라 일로만 생각했던 #코로나-19가 설 전후부터 몰아쳐 와서 #언택트(untact)가 당연시 되었고, 이어진 기나긴 장마로 외부 활동이 더더욱 힘들었던, 그야말로 경험하지 못한 한해인 것 같다. 이러한 unusual 상황에 Dynamic Korea가 적절할 우리 민족성이 정치, 경제, 사회 모든 면에 그대로 투영되어 나타났다. 각 분야 전문가들은 어디로 숨어들어 있는지 모르겠지만, 여하튼 새로운 해석과 시도가 갑론을박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Brain Refresh 차원에서 #자격증(면허) 취득 #수험공부를 시작했다. 대기업을 퇴직한 대학 동기가 본인의 전공과 전혀 무관한 세무사 시험을 준비하는 것에 자극 받기도 했고, 작년부터 새롭게 일하게 된 비파괴검사 분야에서 #방사선취급 분야의 면허가 중요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사실 쉰이 넘는 어느 순간부터 방금 들은 이름이나 수치도 기억나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였고, 단순한 수치 암산에서도 두뇌 회전이나 계산 순발력이 상당히 저하되어 있음을 느껴 왔다. 그런데도 그동안 이해 위주였던 직장 생활의 읽기를 벗어나 계산과 일부 암기가 필수적인 시험에 도전하게 되었다. 유관 분야의 #기술사를 비롯한 서너 개 전문분야 자격증을 이미 가지고 있는데, 또 다시 새로운 분야의 시험을 치른다는 것이 어떤 면에서는 부담스럽기도 했다.

일단 중도 포기로 #공수표가 되지 않도록 만나는 지인들에게 시험 응시 계획을 얘기하여 나 스스로와 약속을 강화하였다. 방사선 #피폭 분야에서 2년 이상 경력이 필요한 #방사선취급감독자 면허, 즉 #SRI를 최종 취득 목표로 정했다. 이는 4개 과목으로 25% 객관식과 75% 서술/계산이 혼재된 시험이었다. 매년 4~500명 내외가 응시하여 5~20여명 내외가 합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술사 시험이 전문 분야에 대한 2차 심층 인터뷰를 요구하는데 비해 방사선취급감독자 면허는 한차례 시험 자체로 합격이 판가름 나는 구조이다. 물론 그 전에 징검다리 삼아서 #방사선동위원소취급 #일반면허(RI)를 응시하기로 했다. #RI 면허는 방사선 전공자들이 응시하는 시험으로 4개 과목이 모두 객관식으로 출제되며 40점 과락에 평균 60점이 합격 기준이다. 사실상 계산 과정에서의 빈번한 실수와 암기력에 취약점이 있으므로, 이해 위주로 공부하여 객관식 선다형 시험을 먼저 치러 보며 감독자 시험을 준비하기로 했다.

사전에 관련 전문 서적을 공공도서관에서 빌려 소설책 읽듯이 읽어는 보았지만, 본격적인 준비는 전문 수험 서적을 2월말에 구입하여 시작했다. 그러나 생각과는 달리 시험공부가 쉽지는 않았다. 비록 코로나-19에 따라 출장이나 퇴근 후 모임이 대폭 줄어들어 공부 시간 확보에는 유리했지만, 각종 이론과 원리를 이해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계산 문제에서는 크고 작은 실수가 반복되었다. 다행이 4월로 예정되었던 시험이 코로나 여파로 6월 초로 연기 되어 좀 더 준비 시간을 확보 할 수 있었다. 다만, 변경된 시험일자가 고향 친구들과 반기별 정기적으로 만나는 주말 1박2일 모임과 중복된 점이 조금 아쉬웠다.

방사선취급 일반면허는 일단 객관식 유형의 시험에 대응하여 눈으로 이해하고 머리로 푸는 방식으로 준비했다. 시험이란 것은 변별력을 따지는 것이므로 빠른 시간에 답을 선택하고, 계산문제는 손으로 풀어 익숙할 정도 까지 익혀야 제한된 시험 시간 내에 대응할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원자력이론, #방사선 취급 및 측정, #방사선장해, #원자력안전법 등에 대해 공부해 보니 지적 호기심을 채워주는 부분도 많았다. 그렇지만 시험을 위한 공부이니 만큼 취약한 단기 기억 능력을 극복하기 위해 지겹지만 반복에 반복을 시도할 수밖에 없었다.

일요일 시험을 앞두고 고향 친구들의 1박2일 산장 모임에 평소와 달리 늦게 합류하여 가볍게(!) 교류 후 다음날 아침 일찍 시험장소인 대전으로 이동하였다. 물론 부족한 #암기력을 보완하기 위해 과목별 주요 부분을 요약하여 정리해 두었고, 시험 전날 모임 참석 이전과 시험 당일 운전하여 이동 중에도 고속도로 휴게실에서 눈 팅으로 나마 시험을 최종적으로 대비했었다. 시험을 치루는 충남대에 도착해보니 응시자가 엄청 많았다. 방사선취급일반 면허는 매년 3천명 내외가 시험을 치루고 10% 정도 이내에서 합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코로나-19 대응 매뉴얼에 따라 #마스크를 끼고 체온을 측정 후 #시험장에 입실했다. 예상은 했지만 #최고령의 응시자여서 시험장의 젊은 친구들에게 #꼰대로 보일까봐 미안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렇지만, “얘들아, 너희들과 경쟁하려는 것이 아니고 내 스스로를 테스트 하는 것이니 이해해 줘라!”라고 속으로 얘기하면서 이해를 구했다.

컴퓨터용 수성사인펜을 이용해서는 거의 삼십 여년 만에 치루는 시험인데, 시험 #난이도는 생각하기 나름인 것 같았다. 등수를 매기는 시험이라면 상당히 어려웠다고 할 수 있지만, 평균 60점 이상을 얻으면 되는 시험으로서는 그럭저럭 했다고 생각 된다. 물론 눈 팅으로 공부한 계산 유형의 문제는 시간의 제약과 부담감으로 쉽게 답을 구하지 못했다. #선다형 문제도 한번 읽어서 답이 나오지 않는 것은 두 번 읽어도 마찬가지였다. 역시 #계산 문제는 #손으로 익혀야 한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하게 되었다.

처음 관련 과목을 공부할 때엔 10분만 보면 #졸음이 쏟아졌는데, 이해의 폭이 넓어지고 내용이 머릿속에 조금씩 남아 있음에 따라 장시간 #몰입하는 것도 가능하게 되었다. #중년에 들어서는 어느 시점부터 생소한 내용을 읽거나 집중을 하면 졸음부터 찾아왔었는데, 이는 반드시 나이 때문만은 아닌 것 같았다. 방사선취급감독자 면허 시험에 앞서 예비단계로 응시해 본 방사선취급일반 면허시험에서 다행히 여유 있는 점수로 #합격 통보를 받을 수 있었다. 매일 퇴근 후 몰입하여 준비해 왔고, 주말에는 도서관이나 근처 고즈넉한 교회의 #카페를 이용해서 공부한 노력이 헛되지 않은 것 같았다. #중년의 나이에 새로운 시도에서 자그마한 결과를 얻을 수 있어서 내심 스스로가 자랑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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