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당진에 있는 바이오매스 발전소의 순환유동층 보일러(CFBC) 내부를 들어가 보았다. 이삼십 대 시절에는 울진과 월성에 건설 중인 원자력발전소의 콘크리트 격납용기 내부를 천장에서부터 바닥끝까지 이 잡듯이 돌아다닌 적이 있었다. 하지만 화력발전소의 유지 보수를 위한 운전 정지 기간 중에 보일러 내부를 들어가 본 적은 처음이다. 그리고 보니 안전장구에 방진복을 입고 현장을 돌아다닌 근래의 기억은 약 5년 전 페루의 태평양 연안에 건설 중이던 화력발전소의 Stack (연통) 이었던 것 같다. 추후 복합 화력(Combined-cycle)으로 전환을 염두에 두고 당시에는 가스 터빈만을 운영하는 Simple Cycle 발전소로 건설되었는데, Stack에서 발생하는 배가스 유출 소음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거대한 연통 내부에서 흡음재 등을 점검했던 기억이 난다. 아무튼 오랜만에 안전화와 안전모 그리고 방진복을 입고 보일러 내부를 출입 작은 Man-hole 구멍을 기어 들어가려니 그 과정이 쉽지 않았다. 도면과 3차원 모델로만 보던 보일러 내부는 거대한 직육면체 형태의 폐쇄 공간이었다. 아래 단의 내화물 층과 그 위로는 연료의 연소열을 빼앗아서 증기를 만들기 위한 물이 흘러가는 튜브들이 일정 간격으로 배치된 보일러 벽체로 구성되어 있었다. 느지막한 시기에 보일러 내부를 들어간 이유는 보일러 벽체 튜브의 부식이나 마모에 의한 이상 유무를 Crawl 형태의 로봇을 이용하여 자동 비파괴검사하는 과정을 참관하기 위해서였다. 현재는 초음파검사 장비를 이용하여 취약해 보이는 부분에 대해 수작업으로 발췌 검사를 수행하고 있다. 그렇지만 주어진 유지 보수 기간 내에 신속히 전수검사를 수행할 수 있는 신뢰성 있는 자동 탐상 방식으로의 대체가 필요한 분야였다. 이는 요즈음 산업계의 화두인 Digital Transformation을 비파괴검사 분야에 도입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는 분야였다. 도입한 기술은 강력한 영구자석을 이용하여 탄소강 소재의 벽체에 gecko 도마뱀처럼 달라붙어 이동할 수 있는 Crawl형 로봇을 기반으로 하고 있었다. 여기에 다채널 초음파탐상 장비를 탑재하여 자동 검사 결과를 온라인으로 인터넷상의 분석 플랫폼에 올려서 그 결과를 3차원 이미지나 필요시 다양한 형태의 결과로 얻을 수 있는 방식이었다 (www.geckorobotics.com).
Gecko Robotics | Robotic Industrial InspectionsAt Gecko Robotics, our robots are utilized across a broad spectrum of industries to identify issues of erosion, corrosion, and other forms of degradation. www.geckorobotics.com
전체적 구성이 기술적으로 어려운 것은 아니었지만, 사업화를 위해서는 검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안전 문제나 검사 결과에 대한 신뢰성 검증이 우선이었으므로 인증된 해외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향후 비파괴검사 분야는 이와 같이 로봇을 이용한 자동 탐상과 S/W Platform을 이용한 검사 결과 분석 및 보고서 산출 형태로 사업 형태가 변모해 나갈 것으로 기대되는데 여기에 선두 업체로서 진입해 보고 싶었다. 비파괴검사 관련 신기술 도입이나 신사업 추진을 위해 오랜만에 관련 기술 동향을 follow-up 해 보니 비파괴검사 관련 센서류 분야에 많은 진전이 보였다. 먼저 비접촉식 초음파 탐상 방법의 하나인 레이저 초음파 분야의 진전이 눈에 띄었다. 초음파검사를 위해서는 초음파 탐촉자에서 발생시킨 초음파를 검사 대상 물체로 효과적으로 전달 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탐촉자와 피검체 사이에 물이나 글리세린과 같은 커플링 매질(Couplant)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움직이는 물체나 고온의 물체에 대해서는 이와 같이 couplant가 필요한 접촉식 초음파의 사용이 곤란하게 된다. 이에 대한 대책은 비접촉식으로 검사 대상에 초음파를 발생시키고 거기서 반사 혹은 투과되는 초음파를 역시 비접촉식 방식으로 탐지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 수 밀리미터 정도 떨어진 거리 (lift-off)에서 초음파를 비접촉식으로 송수신할 수 있는 방식으로는 전자기적인 방식(electromagnetic acoustic transducer, magnetostrictive transducer)이나 고밀도의 기체 couplant (air-coupled transducer)를 이용하는 방식이 있다. 하지만 고온 피검사 물체와 같이 수십 센티미터의 이격이 필요한 곳에는 레이저 초음파 방식이 유일하다 할 수 있다. 20여 년 전에 고온 철강재의 압연 과정 중의 결정립(grain size) 변화 과정을 온라인 모니터링하기 위해 고강도 레이저를 이용한 초음파 발생과 간섭계 (Pebry-Perot interferometer)를 이용한 초음파 검지 방식의 레이저초음파의 연구개발을 시도한 적이 있었다. 당시 특히 어려웠던 부분이 Pebry-Perot interferometer를 이용하여 비접촉식으로 초음파를 측정하는 부분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간섭계를 이용한 비접촉식 초음파 Sensing은 고가의 측정용 연속 레이저와 정밀한 광학계의 구성 및 설치로 구성 자체가 복잡하고 현장에 실제 적용하기에는 먼지나 진동 등의 발생으로 문제가 있었다. 그런데 인터넷을 통해 최근 기술 개발 동향을 조사해 보니 이 분야에서 파격적인 진전이 보였다 (Home - XARION Laser Acoustics). 최신 제품을 보니 일종의 초소형 마이크처럼 작고 단순하게 출시되어 있었다. 다만 사용 주파수 대역이 50kHz에서 최대 2MHz 정도이므로 탄소 복합 소재의 특성 평가에 더욱 적합할 것으로 보였다. 산업계 현장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는 방사선투과 검사는 방사선 피폭 이슈로 인해 규제 요건이 엄격해졌고 이에 따라 방사선 차폐시설인 RT room이 아닌 현장에서는 사용이 극히 제한적인 상태에 있다. 그 대응책으로 고가의 장비 가격과 아직 산업계 전반에 이에 대한 인증 코드 등이 확립되지 않은 문제가 있지만 위상배열초음파 (PAUT)가 각광을 받고 있다. 여기에는 수십수백 개의 초음파 센서의 배열이 필요한데 반도체 공정에서 활용되는 식각 (etching) 방식을 이용하여 주로 기판 형태로 제작되고 있다. 배열 초음파 센서를 이용하여 배관이나 튜브처럼 곡면 형상의 검사체를 검사하기 위해서는 센서류 아래에 곡면 형태에 맞추어 가공된 shoe를 붙여서 활용해야 한다. 그런데 최근 살펴본 기술 중에 thin-film 형태로 초음파 배열 센서를 제작하여 각종 곡면 형상의 피검체에 바로 접촉시켜 초음파 탐상이 가능한 혁신적인 제품이 보였다 (Home - Novosound). 최근 이삼십여 년 동안 초음파, 와전류, 방사선, 자속누설 등을 응용한 비파괴탐상 기술은 그 기본 원리는 크게 변함이 없었다. 다만, 컴퓨터 기술과 탐상 제어 소프트웨어의 발전, 디지털화 및 관련 신호 처리 기술, Internet 및 Robot 기술의 등과 연계되면서 그 성능이나 검사 속도 측면에서는 급속한 발전이 있었다. 이에 비하여 위에 소개한 레이저 초음파나 thin film 기반의 flexible 초음파 배열 센서 등은 제작 기술의 발전에 따른 측면이라 할 수 있다. 비파괴검사 관련 국내외 연구 동향을 보면 위상배열초음파의 산업체 적용을 위한 각종 인증 체계 구축, 로봇 기술을 이용한 검사 자동화, 인공지능 시대를 맞이하여 다양한 비파괴 결함 신호의 데이터베이스화 및 자동 판독 체계 구축 등으로 진행되는 것 같다. 조금 다른 분야일 수도 있지만 최근 기술 중의 하나로 전자기파 중의 테라헤르츠 (THz, 10의 12제곱 헤르츠) 대역 주파수의 응용도 눈에 띄는 기술이다. 그동안 가시광선 보다 짧은 파장의 X-선이나 그보다 긴 파장 대역의 마이크로파나 전파 등은 활발히 사용되고 있었다. 즉 그 대역 주파수의 전자기파 발생 기술이 있었으므로 X-선을 이용한 다양한 검사, 마이크로파를 이용한 음식물 가열, 전파를 이용한 방송이나 무선통신 등으로 광범위하게 활용되어 왔다. 이에 반해 적외선과 마이크로파 사이의 주파수 영역에 있는 테라헤르츠 파장의 전자기파는 최근에 그 발생 mechanism이 밝혀졌다. 테라헤르츠 전자기파는 X-선만큼 투과력은 없지만 방사선 위해가 없으므로 봉투나 옷 속에 감추어진 위험 물체를 찾거나 spectroscopy 분석으로 물질의 특성까지도 파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즉, X-선 투시 장비와는 달리 인체에 방사선 위해가 없으므로 복잡한 차폐 시설 없이 세관이나 우체국 등에 간단히 설치하여 우편물 등의 내부 이상 물체의 판별 등에 용이하게 활용될 수 있다(Home (protemics.com) / Start - HÜBNER Photonics - Lasers & THz systems (hubner-photonics.com)). 아울러 테라헤르츠 전자기파의 특성을 이용하여 다층 도막을 입히는 자동차 도장 공정에 대해서도 각 층의 페인팅 두께를 효과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진다 (Notus - das-Nano).
Comments